혼잣말

며칠동안

안녕마리 2009. 9. 20. 17:28


 감기 때문에 학교도 못가고, 응급실가서 x-ray 찍고, 눈물 찔끔나게 주사도 맞고. 결국에는 타미플루까지 받아와 끼니때마다 알약 여섯알을 입에 들이부어가며 지냈다. 정말 아팠을 때는 몸이 너무 너무 힘들어서 누울 때마다 잠에서 제발 깨지 않기를 바랐지만 야속하게도 늘 자다깨다를 반복 할 수 밖에 없었다. 몸에서 나는 열 때문에 잠에서 깼을 때, 뼈마디 하나하나가 으스러질 것 같은 그 고통이란..

 다행히 차츰 회복이 되어가면서, '건강만해지자' 외쳤던 마음은 그새 어디로 가고, 집에 너무 오랫동안 늘러붙어 있는게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누워만 있다가 이제 창문 밖을 내다볼 여유가 생기니까 그런가. 커다란 창문 밖 파란 하늘이랑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가지가 오늘따라 유난히 눈 앞에 아른거리는게, 정말이지 아담한 까페에서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은, 나른-한 일요일이다.


+) 결국 월요일에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음성 메세지를 통해서 말이지. '여기 동부시립병원인데요, 신종플루positive나오셔서 타미플루 처방받으셔서 드셔야 됩니다' 윽. 이미 타미플루 먹고 있다구요. 거의 다 나아갈때 들어서 그런지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않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