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버전이 출시된지 거의 일년 정도 지나서야 업데이트를 한 것 같다.
웬만하면 예전 버전으로 계속 쓰고 싶었지만 최근 들어 수시로 튕겨나가거나 강제 종료되기 일쑤.
결국 반강제로 업뎃. 그래도 깔끔하고 가벼워진 느낌이라 좋긴 하다. 아주 새폰 쓰는 기분도 들고. 
 

1.
어제만 해도 일찌감치 수업을 듣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완벽한 세상에 대해 생각을 했었다. 길이 막혀 지각을 했었고, 강의실은 에어컨 바람으로 너무나 추웠고, 수업 내용은 어려웠고, 전날 저녁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팠고, 비가 와서 꿉꿉한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그쳐 햇볕에 살짝 눈이 부셨고, 거리의 사람들은 평안해 보였고, kodaline의 노래가 귓가에 맴맴 맴돌고 있었다. 꽤나 살만한 세상, 심지어 잠시 잠깐 동안은 그 모든 것들이 뒤섞여 하나의 완벽한 세상을 이루는 듯 했다. 가까이 맞닿아 있던 무수한 비극들을 뒤로한 채 굳이 그런 생각을 했던 건 아마도 kodaline 앨범 커버에 적힌 in a perfect world라는 단어 때문이었다고 짐작해봄직 했지만. 어쨌든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희망적인 것들에 대해,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꽤나 충만한 하루였다. 


2.
오늘은 오랜만에 긴 꿈을 꿨고, 꿈 속에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꿈에서 깨니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었고, 갑자기 허망함이 밀려와 모든 것이 슬퍼졌다. 속절 없이 지나가버린 시간들과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 눈물이 났다. 끝내 온통 그리움으로 뒤덮힌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