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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8. 18:28
[혼잣말]
인생을 얼마간 방치해둔 것 같다. 마치 시험기간처럼.
공부를 해야한다는 핑계로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잔뜩 쌓여있는 노트를 들춰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미루기만 하는거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마감날짜가 막상 닥쳐오니 혼자 징징대고 있는거지.
그러니까 빨리 글을 쓰란말이야!! 그럼 진작에 모든 게 가벼워졌을텐데, 흐잉.
2009. 8. 12. 17:03
[혼잣말]
기분이 이상하다. 곧 이곳을 떠난다는 게 낯설다. 얼마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그리워하게 될까 가늠하기도 힘들다. 탁트인 바다, 거대한 나무들이 만들어 낸 운치있는 가로수 길, 자전거로 뒤덮힌 거리, 널찍한 버스, 여유로운 운전자들, 정체를 알 수 없는 패션감각, 제멋에 사는 즐거운 사람들, 푸르른 잔디밭 위에서의 휴식, 자전거를 타고 맞던 바람, 뜨거웠던 테니스 코트장, 미지의 곳을 향하던 버스 밖 풍경들.... 나열하기도 힘든 이 많은 것들이 정말 정말 그리울거다.
돌이켜보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내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안달이 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이런저런 일들이 마법처럼 일어나기 시작했고, 어느새 '살아가고 있구나'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적어도 여기서 나는, 행복에 쉬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나름 넓게 바라봤다고 착각했던 내 세상을 다시금 깨뜨리고 나올 수 있게 됐다. 때론 지루함에, 때론 사랑하는 얼굴들이 그리워 부렸던 투정들이 무색할정도로 많은 걸 얻어간다. 조금 더 늦게 돌아가고 싶은 이 마음, 조금 더 일찍 보스턴을 다녀왔었더라면 나는 지금쯤 그곳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잠시 묻어두기로 하련다. 약간의 아쉬움은 남겨두는게 좋다고들 하니까. 그러면 다시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맡기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거다.
밴쿠버! 고마워, 너무너무 그리울거야 *